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필라이트(Filite), 필굿(Filgood) 너희는 왜 또 맥주가 아니냐?

반응형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은 필라이트와 필굿 두 제품의 맛이나 품질을 비교하는 글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주세법에서 정한 주류의 종류와 규격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기 위해 위 두 제품의 탄생 이유를 알려드리는 글입니다.

혹시나 제품의 비교글을 원하셨던 분들은 이 글을 클릭했던 본래의 목적은 망각하고 제 글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4월 마트에서 12캔 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주류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술이 있으니,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이른바 발포주 필라이트입니다.

당시는 한창 수입맥주 4캔 만원 행사에 국산 맥주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등장하였습니다.

실제로 필라이트는 출시 1년 4개월 만에 5억 캔을 판매하면서 하이트진로의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필라이트는 물론 2019년 2월 오비맥주에서 출시한 필굿 또한 처음 등장할 때부터 맥주가 아닌 발포주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습니다.

심지어 텔레비전 광고에서 조차 맥주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발포주라고 홍보를 하였습니다.

특히 필라이트의 경우 국내 최초의 발포주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필라이트와 필굿 이 두 술을 왜 맥주라고 부르지 않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간단합니다. 위 사진에서 나온 두 술의 상표표시를 한번 보겠습니다.(보기 좀 힘들긴 합니다)

둘 다 식품유형이 기타 주류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세법 상 필라이트와 필굿은 맥주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맥주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쉐퍼 호퍼처럼 기타 주류이지만 맥주라고 버젓이 판매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주세법에서 정의한 맥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드린 바 있습니다.

참고로 주세법에서는 주류의 종류를 제조원료 첨가물, 제조방법을 기준으로 분류하였는데, 필라이트와 필굿의 제조방법은 맥주와 동일합니다.

그리고 원재료도 정제수, 보리, 전분, 맥아, 효모추출물, 호프 펠렛 등 맥주와 동일하고 법에서 정한 재료들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여서 필라이트와 필굿은 맥주가 되지 못하고 발포주가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문제는 주류의 규격입니다.

주류의 규격이란 주세법에서 정한 주류를 구분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전체 주류에 대한 자세한 규격은 다른 글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번 글에서는 주세법에서 정한 맥주의 규격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맥주의 제조에 있어서 그 원료곡류 중 엿기름 사용중량은 쌀 · 보리 · 옥수수 · 수수 · 감자 · 전분 · 당분 또는 캐러멜의 중량과 엿기름의 합계 중량을 기준으로 하여 100분의 10 이상이어야 하고, 맥주의 발효 · 제성 과정에 과실(과실즙과 건조한 과실을 포함, 이하 같다)을 첨가하는 경우에는 과실의 중량은 엿기름과 전분질 원료의 합계 중량을 기준으로 하여 100분의 20일 초과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매우 긴 글이지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엿기름 즉 맥아 혹은 몰트의 중량이 전체 맥주에서 물과 호프 등을 제외한 중량 대비 10% 이상이어야 한다.

(2) 과일이나 과일음료 등이 첨가되는 경우 첨가되는 양이 맥아와 전분질 원료의 중량 대비 20% 미만이어야 한다.

(쉐퍼 호퍼의 경우 (2)에 해당되어 기타 주류에 포함될 수도 있겠습니다.)

 

필라이트와 필굿은 주세법에서 정한 맥주의 규격 중 (1) 조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맥아의 비율이 10% 미만 즉 둘 다 맥주로서 함량 미달이기에 맥주가 아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식품유형이 기타 주류로 분류가 된 것이며, 광고에서 맥주라고 부르지 못하고 발포주라고 칭하며 주류시자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상으로 필라이트와 필굿이 맥주가 아닌 이유를 설명드렸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두 회사가 이 두 함량 미달 맥주(?) 만든 이유에 대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