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술을 마셨습니다. 고고학자들은 문명이 발생하기 전부터 인류가 술을 발견하여 마셔왔다고 합니다. 오늘날 인류가 음용하는 주류 중 양이 많은 것은 맥주와 와인입니다. 사람들이 마시는 양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두 주류인데, 이번 글에서는 어느 술이 먼저 만들어지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맥주입니다. 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맥주에 대한 기록인데,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의 한 곳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됩니다. 기원전 4,000년경 수메르인 유적에서 당시 사람들이 맥주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발견된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이 굳이 거짓으로 맥주를 만들었다는 말을 기록했을 리 없을 테니, 기록하기 이전부터 사람들은 맥주를 만들어서 마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대부분 맥주가 기원전 5,000년경부터 사람들이 마셨을 거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지아후 유적지에서 출토된 항아리에서 맥주와 비슷한 음료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신 시기가 기원전 7,000년경으로 앞당겨지게 됩니다.
와인에 대한 기록으로는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의 벽화에서 와인 제조 과정이 그려진 것이 최초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와인이 기원전 3,000년경부터 마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포도는 자연 상태에서 발효되어 와인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인류가 와인을 마신 시기를 기원원 6,000년경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최초로 포도를 경작한 유적이 발견된 캅 커스 지역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의 원래 견해는 와인이 맥주보다 좀 더 일찍부터 음용된 주류라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지아후 유적에서 맥주가 발견되기 전까지 말입니다.
와인은 포도가 자연 상태에서도 발효에 의해 생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의 경우 보리는 전분이 있는 상태에서는 발효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당화 과정을 거쳐야만 맥주로 발효가 이루어집니다. 이런 제조과정의 차이를 보았을 때 발효가 좀 더 쉬운 와인이 최초의 술 타이틀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지아후 유적의 발굴로 인해서 그 자리가 맥주에게 돌아간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지아후 유적에서 포도를 발효한 음료의 흔적도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와인의 흔적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여전히 맥주가 먼저일까요? 지아후 유적지는 중국 허난성에 위치한 신석기시대 유적지로 기원전 7,000년에서 기원전 5,800년 무렵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맥주가 담기 항아리가 발견되었는데, 항아리에 대한 방사선 동위원소 검사 결과 항아리가 기원전 7,000년경의 제작된 것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그런데 와인에 대한 흔적에 대해서는 정확한 연도 측정이 없었거나 혹은 그 이후로 밝혀졌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끝으로 이에 대한 필자에 생각입니다. 실질적으로 포도가 와인이 되는 과정이 더 쉽습니다. 그런 만큼 와인이 맥주보다 먼저 만들어졌을 것 같지만, 인류가 액체인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인류가 용기를 사용한 것은 신석기시대입니다. 인류가 술을 마시기 위해서는 최소한 요건이 충족된 것이 이 시기였으며, 이 시기는 바로 경작의 시대입니다. 수렵과 채취 생활에서 벗어나 경작을 하고 작물을 보관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작물을 보관하기에는 부패가 빠른 포도 같은 과일보다 쌀이나 보리가 용이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관된 쌀이나 보리가 발아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존재하던 효모와 만나 맥주가 탄생했을 것이기에, 인류가 마신 최초의 술이 맥주가 되는 것이 좀 더 용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상 최초의 술에 대한 짧은 이야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