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생맥주 혹은 드래프트 비어라고 통용되는 맥주는 케그라고 불리는 보관용기에 담겨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케그에 담긴 맥주의 유통기한이 6개월 정도로 보통 일반 병맥주나 캔맥주의 유통기한은 1년 남짓인 것과 비교하면 유통기한도 짧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국내에서 생맥주는 좀 더 신선하고 맛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맥주 혹은 드래프트 비어의 정의는 살균처리를 하지 않아서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를 의미합니다. 필자가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탁주는 살균처리를 하지 않아서 효모균이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되는 술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탁주의 유통기한은 길어도 한 달을 넘지 못합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생맥주라 부르는 술들은 무려 6개월이니 과연 어떤 공법이 사용되었길래 6개월이라는 유통기한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일반적인 병맥주와 캔맥주는 발효가 완료된 맥주를 저온살균 즉 약한 온도(대략 섭씨 60도 내외)로 가열하여 살균 처리하고 병입 된 이후 유통이 됩니다. 그래서 1년 정도의 유통기한을 가집니다. 반면 국내에서 생맥주라고 부르는 맥주들은 살균을 위한 열처리를 하지 않았다 뿐이지 마이크로 필터링이라고 하여 맥주를 여과하는 과정에서 효모를 싹 걸러내고 케그에 주입합니다. 즉 살균이 되었다는 뜻이며, 국내에서 생맥주라고 부르는 맥주들은 실제 사전적 의미의 생맥주 혹은 드래프트 비어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 진짜 생맥주는 없는 것일까요? 필자가 아는 바로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것은 없습니다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진짜 생맥주를 마실 수가 있습니다. 바로 위 사진의 칭다오 원장 맥주입니다. 유통기한은 무려 일주일, 알코올 도수는 13도, 1ℓ 캔의 가격이 한화로 약 이 무려 일주일입니다. 그래서 칭다오 맥주의 생산공장이 있는 칭다오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술입니다. 대략 가격은 한화로 1캔에 약 만 오천 원(칭다오 공항 면세점 기준) 정도입니다. 7일이라는 짧은 유통기한으로 중국 칭다오 현지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술이며, 칭다오 여행 시 위 사진의 꿀땅콩과 세트로 매우 인기 있는 기념 선물이기도 합니다.
잠시 맥주의 제조공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맥주는 기본적으로 보리를 원료로 하여서 발효시켜 만드는 술입니다. 그런데 보리는 전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는 발효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아된 보리 즉 몰트 혹은 우리말로 엿기름을 당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만들어줍니다. 이후 당화 된 즙을 끓이는 과정에서 홉을 첨가합니다. 그리고 이를 식힌 후 효모를 첨가하여 발효하는 과정을 거쳐 알코올이 생성되면 이후 여과과정을 거쳐서 시장에 유통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최종 여과과정에서 살균처리 등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원장 맥주는 위에서 소개한 맥주의 제조 공정 중 발효과정을 마친 후 여과되기 전 단계에서 병입 되어 판매되는 맥주입니다. 특히 전발효와 후발효의 과정 중 전발효가 끝난 단계이기에 칭다오에서 생산되는 다른 모든 맥주의 원액이 되는 맥주라고 합니다.
다른 글에서 탁주가 여과하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는 술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칭다오 원장 맥주 맥주 또한 탁주와 같이 여과하지 않고 유통되는 술입니다. 그래서 필자가 처음 칭다오 원장 맥주를 마셨을 때 막걸리처럼 걸쭉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수입되는 칭다오는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유통기한 및 중국 칭다오에서만 살 수 있다는 제약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접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정말 글자 그대로 생맥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