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공식적으로 위스키가 들어온 것은 강화도조약 등으로 쇄국정책이 풀린 이후입니다.
당시 강화도조약에서는 수입되는 일본 상품은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미국을 시작으로 다른 나라들과 통상조약을 맺으면서 관세 등을 부과하게 되고, 이를 위한 해관 세칙을 마련하게 됩니다.
당시 수입되는 주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 해관 세칙이 1882년 12월 20일 자 한성순보에 실렸습니다.
이때 재미있는 것이 술에 대한 한자표기입니다.
위스키는 유사길惟斯吉, 브랜디는 撲蘭德, 샴페인은 상백륜上伯允 등으로 표시했습니다.
참고로 이 술들의 당시 관세는 30%였다고 합니다.
보르도 와인인 복 이탈卜爾脫과 유일한 한글 표기인 베르무트인 월뭇 등은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최초로 위스키가 들어온 것은 개항 전입니다.
1868년 대원군의 부친의 묘를 도굴한 것으로 유명한 오페르트가 조선에 상륙했을 때 조선인 관원에게 위스키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당시 선물 받은 관원이 이를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소개된 위스키는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대한제국 시기에는 황궁 정원에서 가든파티가 수시로 열렸는데, 위스키가 빠지지 않고 나왔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도 모던보이들에게 위스키가 큰 인기였다고 합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 즉 경성에서는 위스키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진짜 위스키가 아닌 소주(지금의 소주와 다릅니다)에 위스키의 향고 색을 입힌 유사 위스키였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이런 유사 위스키의 제조는 계속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미군정에서 쌀로 만든 술의 제조를 금지하자 유사 위스키의 제조가 급증하였고, 유사 위스키를 마신 사람들이 죽거나 장애가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 위스키임을 홍보하는 술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진짜 위스키는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관계로 국내에서 일반 대중이 진짜 위스키를 마실 수 있었던 것은 1990년 위스키의 수입자유화가 이루어진 이후부터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밀수품 혹은 귀하신 분들이나 마실 수 있는 것이 진짜 위스키였습니다.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위스키의 수입자유화 덕분에 국내 생산 위스키의 꿈이 좌절되었다는 것입니다.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높다 보니 위스키 국내 생산에 대한 노력이 있었으나, 비용 문제 및 수입자유화로 저렴한 위스키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그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참고로 아시아에서 위스키를 제조해서 수출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일본과 대만 정도입니다.
끝으로 제목으로 돌아와서 많이들 국산 혹은 한국 위스키라고 생각하는 스카치블루입니다.
사진에 있는 것은 스카치블루 21년, 무려 30년 케이스입니다.
스카치블루 21년은 유흥주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위스키 중 하나인데, 가격은 소매가가 대략 10만 원대 초반, 면세점에서는 6만 원대입니다
하지만 면세점에서 사지 마십시오. 군납으로 유통되는 것은 무려 3만 원대의 가격을 자랑합니다.
(물론 아는 군인이 있어야 합니다.)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라고 적혀있는 만큼 증류액은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집니다.
이를 롯데주류가 국내로 수입해 오는 것인데, 외국술이라는 인식이 없는 이유는 롯데에서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증류액의 블렌딩을 롯데에서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애주가들에게는 맛없다고 유명한 술입니다만, 나름 저렴한 가격(스카치블루 30년은 비쌉니다. 면세점에서 무려 20만 원 후반에서 30만 원 초반을 호가합니다.)과 접하기 쉬운 술이니 한 번쯤 시음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