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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세주는 언제 또 다시?(약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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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세주를 아십니까?

백세주와 소주를 1대 1의 비율로 섞어서 만든 술을 오십세주라고 불렀습니다.

소비자들이 백세주가 너무 비싸서 양을 늘리기 위해서 소주를 타서 마시기 시작한 것인지, 혹은 국순당의 자체 마케팅이 시작인지 무엇이 우선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어느 순간 술집에서 정식 메뉴로 등장하여, 주점에서 만들어서 판매했던 인기 있는 술이었습니다.

백세주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배상면 씨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외국인에게 선보일 한국의 전통주가 없는 것을 아쉬워하면 개발을 시작해서 1992년 출시한 술입니다.

이 술을 마시면 백세까지 장수할 수 있다는 뜻에서 백세주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출시와 함께 높은 가격이었지만 높은 인기를 얻었으며, 필자도 비싼 가격 때문에 가끔 특별한 날에나 백세주 혹은 오십세주를 마실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오십세주는커녕 위 사진의 백세주도 구경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그 이유를 일부 기사에서는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의 여파로 백수오를 원재료로 쓰고 있던 백세주의 매출이 대폭 감소했고, 국순당 또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백세주는 2003년 정점을 찍은 이후로 계속 매출이 하락했었습니다.

백세주를 생산하는 국순당을 포함한 대부분의 약주 업체가 이때를 이후로 매출이 하락하게 되고, 현재는 마트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술이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약주의 대부분의 알코올 도수는 13~15도입니다.

현재 인기 있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16~18도이니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백세주가 정점을 찍던 당시의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20도를 넘었습니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점점 내려가면서 오늘날 약주와의 차이가 거의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백세주가 가격이 비싸다 보니 오십세주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십세주는 점점 저렴한 소맥으로 대체되기 시작하게 되고,  점점 백세주를 포함한 약주가 인기를 잃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약주란 무엇일까요?

과거 어른들이 인사말로 하던 약주 하셨냐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때 나오는 약주는 아닙니다.

약이 되는 술이라는 뜻도 있습니다만(틀린 말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약주는 주세법에서 분류한 주류의 종류입니다.

약주는 발효 주류의 하나로서 녹말이 포함된 재료(발아시킨 곡류는 제외한다)와 국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 한 것입니다.

(위 재료에 당분, 과실 ·채소류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료를 첨가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 한 것도 약주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필자가 살균탁주에 대해서 쓴 글을 읽어 본 독자분이라면 위 문구를 어디선가 본 듯할지도 모릅니다.

필자가 친절하게 밑줄도 그어놓았습니다.

발효한 술덧을 여과하지 않으면 탁주, 여과하면 약주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위 사진에서 확인되는 식품유형이 살균 약주인데 이것도 살균탁주와 동일하게 살균처리를 한 약주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제조방법이 비슷하다 보니 약주 제조업체는 막걸리의 제조도 겸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백세주를 만드는 국순당과, 또 다른 유명 약주인 산사춘을 제조하는 배상면주가입니다.

우연찮게도 필자는 두 양조업체에 만든 막걸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국순당은 누적된 적자로 상장폐기의 위기에 있다고 합니다.

부디 이 위기를 잘 벗어나 추억의 오십세주를 오래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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